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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험

[문부성 장학생] 21년도 문부성 장학생 선발 시험을 준비하는 한 수험생에게 보낸 메일.

by seahoon98 2021. 2. 23.

메일 본문

안녕하세요. 

 

사진에 찍힌 교재들을 보니 입시초기에 다루는 문제집들이네요. 

일공이 있을 적에는 겨울방학 특강에서 다룬 교재들인데 아무런 변함이 없는 것을 보니 일공학원은 일공학원이다라는 인상을 받네요

서론은 이쯤하고 질문하신 것들에 대한 제 나름의 답변부터 적고자 합니다. 

 

1. 수학/화학/물리를 공부할때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수학의 경우 윤홍섭 선생님이 나누어 주시는 본고사 문제들은 번역한 프린트물들은 일공과 문부성에 출제되는 문제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것들입니다. 

수학은 범위가 넓으니(지금 일본 현행교육과정에 따르면 1A, 2B, 3이겠네요.) 각 교과의 목차들을 인쇄하여 본인이 취약해 하는 개념과 유형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데 저는 미적분학에 대한 센스가 좋았던 편이라 이 공부는 덜하였고, 항상 경우의 수, 확률 점화식, 정수론의 논증 문제, 중학교 도형(메넬라우스와 체바의 정리를 써서 비를 구하는 문제, 평행선의 정리 원주각의 정리 들을 통해 원하는 도형의 자취를 구하는 문제를 특히 어려워했었네요.) 를 많이 틀렸습니다. 이런 취약한 유형의 문제들을 중심으로 개별의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남는 시간에 틈틈히 보았습니다. 또한 각 문제들의 핵심 해법을 한줄로 요약하여 숙어장처럼 만들어 두는 것도 유용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단어 외우듯이 문제에 대한 해법이 떠오르는 공부도 했었네요. 

  윤홍섭 선생님은 일본 대입에 출제되는 수학 문제들의 거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일공 수학 기출문제부터 시작하여, 문부성 기출문제, EJU 기출문제, 국립대학의 2차시험의 문제들까지 총망라해서 강의자료를 제작하시기 때문에 그 분만 믿고 가도 사실 충분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어 참고서는 

  • 河合出版 やさしい理系数学 

  • 東京図書 東大数学で一点でも多く取る方法

이 두권입니다. 별해가 풍부하고, 저자분들이 대입 강사로서 잔뼈가 굵으신지라 수험생들이 어려워 하는 점들을 콕 찝어주는게 전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 

  물리는 김정민 선생님의 판서가 대단히 깔끔하죠. 물리는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기도 한지라 조언을 해줄 때 자신이 생기네요. 

역학은 이해가 중요합니다.

역학은 기본은 운동방정식입니다. 어떤 역학계도 운동방정식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합니다. 

그것이 정력학이 되었건 동력학이 되었건 뉴턴의 제 1,2,3법칙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기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좌표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측자가 정지해 있는 절대좌표계이냐 아니면 관측자가 이동을 하는 상대좌표계이냐를 먼저 구분할줄 알아야합니다. 관측자가 이동을 하는 경우 등속도 운동으로 이동을 하는지 가속도를 가진 채로 운동을 하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문제문을 읽고 이 기본적인 것만 이해할 줄 알아도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하기 훨씬 수월해집니다. 

마지막으로 힘을 파악해야합니다. 대입 역학에서 다루는 강체는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 모멘트를 따지는 문제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질점에 어떤 힘이 작용하여 운동을 일으키는지 좌표계를 x, y(많게는 z까지) 나누어 파악해야 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힘은 항력, 마찰력, 저항력, 중력, 전자기력, 압력, 탄성력이 있겠네요. 

    • 항력은 서로 다른 두 물체가 접해 있을 때 접선을 기준으로 수직하게 작용하는 힘입니다. 

    • 마찰력은 두 물체간의 동마찰계수, 정마찰계수를 항력에 곱한게 크기이며 항력에 수직한 방향의 힘입니다.

    • 저항력은 점성을 가진 유체 내에 물체가 이동할때 속도에 비례하는 크기를 가지며 속도와 반대 방향의 힘입니다. 

    • 중력은 만유인력을 기본으로 하며,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중력가속도는 지구에 비해 물체가 매우 작을 때 g로 근사를 해 계산하는 힘입니다.   

이런 식으로 각 힘이 어디서 유래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일본어로 된 참고서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동경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신 山本義隆가 저술한

    • 駿台出版、入門物理

를 추천해요. 저는 이 책을 거의 성경책처럼 옆에 두고 공부했었습니다.

 

열역학은 이해가 중요합니다.

  열역학은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 하죠. 저도 어려웠습니다. 특히 기체분자운동론으로 분자의 운동에너지가 3/2kT와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제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열역학의 기본은 상태방정식이죠. 대입에서 열역학은 이상기체가 대상이기 때문에 PV=nRT가 기본입니다. 여기서 벗어나질 않습니다. 가끔 화학에서 반데르발스 방정식의 Z값(PV/RT)의 압력이나 온도에 따른 변화를 묻기도 합니다만 이것은 조금 지엽적이죠. 

그리고 사이클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대학에 오시면 S-T(엔트로피와 온도 특성 그래프)를 그리도록 지시하지만 대입까지는 P-V선도가 메인입니다. 각 상태에서의 압력, 체적을 파악하여 정확히 P-V선도로 그려내어 각 상태사이에서 등압, 등적, 단열, 혹은 문제에서 지시하는 모르는 준정적(準静的)  변화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동파동은 암기가 중요합니다.

  대학와서 수학을 이용해 물리 현상들을 기술하는 것에 익숙해지신 이후에는 이것들이 암기가 불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입 물리는 미분방정식을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 암기해야 할 사항들이 늘어납니다. 대학에 오게된다면 이 내용들을 모두 엄밀하게 논증해내는 방법들을 배우지만 수험생들에게 그것을 바라기에는 너무 양이 많습니다. 

  • 볼록, 오목렌즈와 거울의 상의 공식, 배율의 공식을 암기해야합니다. 

  • 정상파에서 울림통의 길이와 파장간의 관계를 공식으로 외워야합니다. 

  • 굴절율이 다른 두 물체가 인접해 있을 때 파장, 속도간의 공식을 외워야 합니다. 스넬의 법칙이라고 하죠. 

  • 도플러 효과에서 음원과 관측자 중 어떤 것이 이동하는지, 이동방향과 음파의 진행방향이 이루는 각이 수직인지 혹은 비스듬한지를 이해해야합니다. 그리고 바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죠. 

 

전자기학은 이해가 중요합니다.

전자기학의 경우 

  1. 전자기학

  2.  회로

이 두 개로 크게 나눌 수가 있어요. 

 

(21.03.10 기술)

  대학교에서 전자기학을 배운다면 맥스웰 방정식을 던저주고 구체 케이스를 하나씩 풀어가는 교육 방식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추상->구체로 나아가는 학습을 한다. 물론 이 추상의 세계에 잡혀 구체적인 케이스를 머리 속에 그려내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하지만 맥스웰의 천재성에 압도되며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아주 중요한 예행연습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전자기학은 그렇지 못하다. 전하량 보존의 법칙부터 시작한다. 그다음에 쿨룽의 법칙이 등장한다. 그리고 평면이나 공간상에 전하를 띤 점전하 몇 개를 거리를 두어 배치한 뒤 힘의 벡터 합성을 이용해 어떤 방향으로 몇 뉴턴의 힘이 작용하는지 계산하게 한다.  

 

화학은 또 나중에 쓸게요 힘드네요 ㅠㅠ. 

 

티스토리의 블로그에 어떤 분이 2007년도~2017년도 시행된 일공 기출문제중 수학과 물리의 문제와 해답을 올려놓으셨으니 이도 공부하시면 도움이 될겁니다. 읽어보았을 때 저보다 해설을 잘 하셔서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https://wirebox.tistory.com/category/%ED%95%9C%EC%9D%BC%EA%B3%B5%EB%8F%99%EC%9D%B4%EA%B3%B5%EA%B3%84%20%ED%95%99%EB%B6%80%EC%9C%A0%ED%95%99%EC%83%9D

 

2. 저는 일공 모의고사에서 3~5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부성합격은 가능한 등수겠지만 저는 선배님처럼 도쿄대에 입성하는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더욱 열심히 해야함을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가끔씩은 의지가 떨어져 지칠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배님께서는 어떠한 동기부여를 하셨는지, 수험생활의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지칠 때는 본인을 더욱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는 책상에서 멀어져 잠시간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짐을 가서 간단한 웨이트를 한다던지, 학원 근처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 산책을 간다던지, 가급적이면 몸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한다거나, 책을 읽거나, 웹서핑을 하는 것은 머리를 더욱 피곤하게 하니 될 수 있으면 육체적인 활동이 정신건강에 이롭더군요. 문부성을 통해서 도쿄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예비교육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니 너무 수험기간에 진을 빼놓지 마시고 앞으로 수험생활외에도 1년 더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 여유를 갖고 수험에 임하기를 추천드립니다. 문부성에 합격하고 나시고도 궁금한게 있으시면 신경쓰지 마시고 메일 주세요. 

 

화학을 접근했던 필자의 방식 

 

 

 일공 영어를 접근했던 필자의 방식 (21.03.10 기술)

  영어는 음성으로 배우는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법서를 천천히 1장부터 읽어가며 문장의 5형식을 익히는 것도 필요한 공부이지만, 애초에 5형식을 의식하고 문장을 읽는 사람은 많이 없다. 사실 외국어로써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편하게 공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체계가 문법이라고 생각한다. 문법에서 나오는 명사, 동사, 부사, 동명사, 보어, 관계사 다 문장의 구성 성분이며 이를 파악할 줄 알아야 긴 문장이 나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동사를 찾아내고 주어를 찾아내어 수식구나 절이 무엇인지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며 주가 되는 것은 문장이 무엇을 나에게 전달하고 싶은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잊고서는 어디까지나 영어 문장을 앞에 놓고 주어, 동사, 부사, 목적어를 밑줄 그으며 질질 시간 끄는 독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튜터했을 적에 "도대체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특히 일공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특성상 수학과 과학에 강세를 보이고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건 이과 학생들 전반적인 경향이기도 하다.  필사하며, 즉 책을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다 자기 손글씨로 복사하는 것, 암기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빨리 지치고 금방 지루해져 중간에 나가떨어지기 쉽상이다. 필사하듯 암기하지 않으면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주제들이 있다. 전치사를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지만 사실은 전치사를 쓰는 동사 그리고 반대로 전치사를 쓰면 큰일날 것 같지만 사실은 전치사와 묶인 동사구로밖에 쓰이지 않는 동사가 대표적인 예시다. 이를 모르면 문제가 3형식 문장(S V O), 4형식 문장(S V O1 O2), 5형식 문장(S V O C) 중 어떤 문장인지 파악하지를 못한다. 이게 안되면 노에러도 문제가 크게 생긴다. 

 

 일공에 출시되었던 구식 영어는 한국에서 수능이전인 학력고사 시절에 출시하던 문제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였다. 한마디로 구시대적이다. 단순 지식의 암기를 요구하는 문법이 전체 문제수 35문제 중 25문제를 차지했다. 나머지 10문제는 독해이지만, 한 지문에 5문제를 배분해주는 놀라운 배려와 심지어 그 지문조차 1000자를 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였다. 수능과 거리감이 있는 출제 방식이며, 수능에서 1등급을 밥 먹듯이 하던 학생들도 이어지는 5지선택식 문법 문제와 5문제의 괴랄한 노에러에 테러를 당한다. 독해를 잘해서 10문제 챙겨도 20점에 그친다. 결국에는 쓰지도 않는 숙어를 암기하고, 영미권에서 쓰이지도 않는 구문을 외우지 않고서는 풀리지 않는 낚시형 문법 문제를 풀지 않으면 고득점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학원에 다닐 적에 항상 옆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는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빛을 발하는 발군의 영어 실력을 보였으나, 결국에는 문법의 벽을 넘지 못하고(*1) 본시험에서 영어 성적이 가장 낮았다. 

 

*1 사실 그 친구는 물리의 입지가 많이 약한 상태였어서, 짧은 준비 기간 동안 물리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느라 문법을 따로 챙길 시간이 없었다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