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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공동이공계학부유학생

[EJU] 2016년 11월

by seahoon98 2021. 3. 13.

  도쿄대학에 내정을 받은 학생들은 EJU 8할과 예비교육 성적 평균이 B를 넘지 못하면 입학 허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예비교육 때도 공부를 꾸준히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치고이치에라는 이름의 학원에서 원서 대행을 5명 전원이 부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격은 1만 7천엔으로 수험료에 대행비를 더한값이라 비쌌다. 혹여나 6월에 치룬 시험의 성적이 기준 미달이라면 한 번 더 시험을 보지 않으면 안 됐기에, 가격이 비싸도 어쩔 수 없이 원서 접수를 했다. 일본에서 시행하는 EJU는 거주구역에서 가장 가까운 국공립대학의 캠퍼스에서 보게끔 한다. 그 당시 살았던 기숙사는 메구로구에 위치한 코마바 인터내셔널 롯지에서 살았기 때문에 10분도 채 안되서 코마바 캠퍼스에 갈 수 있었다. 그러한 지리적 이유 때문인지, 입학해서 공부하게 될 곳에서 시험을 치루게 됐다. 

2016년 2회차 EJU @도쿄대학교 코마바캠퍼스

  교양학부 5호관은 이과 학생들이 주로 물질과학 수업을 듣는 곳이다. 필수 수업이며 1학년 1학기 때 역학, 2학기 때 전자기학, 구조화학 그리고 마지막으로 2학년 1학기 때 물성화학을 주로 이 강의실에서 수강한다. 교양학부에서 열리는 강의의 20% 남짓은 이 강의실에서 진행되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5호관 강의실의 특징은 천이 달려있는 의자가 바닥과 일체형으로 되어있어 좁은 공간에도 더 많은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있다. 7호관은 플라스틱 의자라 오래 앉아있으면 피가 통하지 않지만, 여기는 그래도 천이라도 얹어놓아서 덜 불편하다. 

  사진을 보니 일본어 시험이나 보다. 1회차 때 합격 기준은 통과했는지라 부담 없이 즐기면서 시험을 응시했다. 지문 한편 한편 즐겁게 읽었다. 부담감이 없다 보니 긴장감이 덜했고 글도 머리속에 더 잘 이해되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이것외에는 특별히 떠오르는게 없다. 수험이 끝났을 때는 해가 이미 진지 오래였고, 중국인 학생들이 서로 떠드는 목소리를 들으며 기숙사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교문앞에서 중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학원에서 온 강사들이 수학과 이과의 답안지를 만들어 배포해줬다. 대국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그들의 조직력에 소름이 끼쳤었다. 같이 응시했던 동기에게 답안지를 주려 했으나, 괜히 그런 것 보면 마음이 더 불안해질 것 같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수험장안에서 찍은 칠판

  2달이 지나서 1월에 성적표가 도착했다. 친구가 개봉하고 나한테 전달해주었다. 예상치 못하게 높은 점수를 받아, 괜스럽게 마음이 뿌듯했다. 수학에서 어디를 틀렸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아마 21점 감점이면 소문항 두 개이지 않을까? 

2016년 2회차 성적표